티스토리 뷰

2018년 9월 17일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경기게임오디션의 청중평가단으로 게임을 시연하고 청중평가단을 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시민으로서,

게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디서 일할지 정해지지 않은 사람으로서,


새로운 동력을 얻기 위해 다녀와봤습니다.

그리고 그 소회와 시연하게 된 TOP10 게임들에 대한 주관적인 기록을 적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 적나라하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리플 달아주시는 것도 환영입니다. 의견이 있으시면 달아주세요.



0. 대회에 대하여


    대회가 몇 차례나 열렸다고 하는데, 대회를 안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이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인 경기도와 게임에 맞닿은 사람으로서 너무 늦게 알았나 싶기도 했고 내가 너무 이런 것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조금은 반성을 하기도 했음. 어쨌든 한다는 것을 알자마자 참가 신청을 하였고 학원엔 휴가를 제출하고 가게되었다. 무슨 게임이 나오는지 어떤 방식인지도 모르게 갔음.

    당일이 되고 11시까지 집합이었는데, 판교 가는 게 녹록치는 않았다. 버스로 가는데 앉아서 가지도 못하고 서서 외곽 순환고속도로를 달리게 됨. 역시 광역버스를 서서 1시간 이상 가는 건 피곤함. 8시 30분 쯤 출발했는데 10시 10분에 도착한 것 같다. 만약 판교에 있는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고시원이라도 얻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출근시간보단 살짝 늦게 간건데 그럼에도 힘들었고... 뒷얘기지만 뒤에 쓸 부분이 없을 것 같아서 먼저 쓰면 6시에 판교역에서 해당 광역버스를 타려고하는데 부천으로 가는 줄에 사람이 50여 명이 서있더라 기다리기 싫어서 지하철로 가기로 했는데 지하철 역시 빡셈...


    암튼 도착해서 보니까 회장은 깔끔하니 잘 꾸며놓은 것 같았음. 회장에 들어서고 나서야 전시 스타일이 아닌 발표 위주의 대회라는 걸 알게 됨. 기대 했던 건 게임 시연 위주의 행사였는데... 주최측에서 원하는 방식이 발표식이었겠지만 괜히 아쉬움이 남았다. 암튼 예쁘게 잘 꾸며 놓은 회장의 사진은 다음과 같다.




    11시라는 어정쩡한 시간이 집합시간이다보니 밥이 걱정이 됐는데 가보니 케이터링 박스에 샌드위치 + 과일 + 쥬스 + 물을 주시더라. 질이 나쁘진 않았으나 버티기엔 녹록치 않았다. 나중에 배고파 디지는 줄. 앞으로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걸 좀 더 심사숙고해봐야하는 게 아무래도 공복의 두려움일 듯..? 심지어 아침도 안 먹어서 일찍 도착해서 샌드위치부터 먹었다. 헉 생각만해도 배고프다.


    11시 부터는 10개의 부스에서 게임을 직접 해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1시까지 게임을 해보고 1시부터 심사위원들과 청중평가단 모두 발표를 들었음... 10개의 게임 발표가 모두 끝난 후, 집계한다고 기다리는데 양궁 게임을 시키더라... MC를 보신 아나운서분이 노련하게 진행을 하긴 했으나 사실 참가자들을 우롱한 것과 같은 기획이었음.... 이건 뭐 Wii 양궁 왜 시키는 거임 이유도 없고 뜻도 없고 어이도 없었음. 참여하실 분들께 상품을 주는 건 좋았으나 참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고역 같은 시간이었음. 엄청 큰 상금이 걸린 대회에서 큰 돈을 쓴 행사에 철지나고 지난 Wii 양궁이라니.... 차라리 참여 게임사들에게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주든지... 가만히 듣고만 있는 거 극혐, 청중평가단에게는 질문도 안 받더라. 그런 줄 알았으면 절대 안 갔음. 양궁 게임을 하지도 않고 경품 추첨에서도 아무 것도 얻지 않아 내가 손에 얻는 것은 스타벅스 기프티콘 뿐인데 심지어 아직 받지도 못했다. ㅋㅋㅋ 추석 이후에 오려나 보다... 암튼 이런 디테일이 너무 별로 였음. 개인적으로 40 중반 이후에 잘 풀리면 이런 대회를 진행하는 것도 나의 위시리스트인데 반면교사를 얻게 되었다.


    심사위원분들 얘기는 자세히 적으면 안될 것 같지만 아쉬웠음. 하긴 강의를 하시러 온 게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로선 별 도움 안되는 얘기들이었음...


    그리고 대회 결과는.... 나로선 별로 인정이 안되는 결과라서 끝맛도 아쉬웠음. 근데 인디 게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당연하긴 했다. 여성 취향의 게임이랄까? 그런 게임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내가 플레이하면서도 재밌다기보다는 소프트하고 귀엽네란 생각을 한 게임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어차피 트리플A 게임이 출품하지 않은 대회라서 어쩔 수 없는 결과일 수도 있지만 심사위원분들처럼 상업적으로 접근할 때, 어떤 게임이 좋은 평가 혹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지 그 시야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나도 이런 대회에 출품할 일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럴 때에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 그리고 게임 자체보다는 프레젠테이션이 심사에선 더 중요했던 것 같다. 발표가 좋은 팀이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발표가 좀 더디거나 비호감이면 여지없이 점수가 깎이는 부분. 그 점에 있어서 대표가 발표를 하기보다는 가장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맡기는 게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이후로는 TOP10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이나 생각들을 정리합니다. 개발사에서 이 글을 보신다면 참고하신다면 0.01%정도는 게임에 도움이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흘려들으셔도 됩니다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헬로펫하우스 (내가 준 점수 : 75점)


    대상을 수상한 작품. 샐리의 법칙을 제작한 회사라고 하는데, 그렇게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회장에서 직접 생각을 정리하면서 프레젠테이션을 들었는데 그 때 쓴 그대로 글을 옮겨보겠음.


    강아지, 고양이 키우는 게임. 귀엽긴하다만. 나날리 스튜디오는 샐리의 법칙을 낸 개발사이다. 10대 20대 여성을 타겟으로 글로벌하게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게임 두 가지로 홈스케이프(꿈의 집), 네코아츠메를 꼽았다. 그리고 그 감성이 적나라하게 게임에 녹아있다. 내가봤을 땐 스토리적으로 홈스케이프를 분위기로는 네코아츠메를 레퍼런스한 듯? 홈스케이프에서 3매치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되었는데 이 게임에서는 미니게임 세 개가 있어서 할 거리를 추가했다.

    동물과의 교감이 중요한 게임이다. 타게팅이 확실하고 귀엽다는 게 큰 강점이다. 가끔씩 플레이하고싶어지는 게임이 목표라고 하는데 글쎄... 잘 모르겠네. 스토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는데 지금으로선 확인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런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 


    이렇게 적혀있다. 부정적으로 의견을 많이 냈었던 것 같다. 사실 플레이를 직접하고서 판단을 한 건 아니었다. 모든 게임을 다 하기엔 시간이 부족해서 다 하지 못했고 이 게임도 그 중 하나이다. 그 저 옆에서 하는 모습을 조금 봤을 뿐이다. 그런데 발표시에 느낀 것 중 가장 코멘트하고 싶은 것은 도대체 왜 미니게임을 3개나 넣어서 어중간한 게임을 자초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가장 확실한 컨텐츠를 하나만 집중해서 하던지... (홈스케이프가 3매치를 메인으로 끌고 가듯이) 아니면 네코 아츠메처럼 고양이 데리고 오고 기르는 아기자기함에만 포커스를 두든지. 이미 집 꾸미기나 동물 모으는 게 잘 되어 있으니 그 쪽을 강화하고 미니 게임은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 더 좋을 것 같다.


2. 도그파이터(내가 준 점수 : 90 점)


    유이하게 콘솔 게임으로서 탑텐에 든 게임. 3D 비행기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압도적인 비쥬얼이 장점인 게임이다. 탑5에 들었으며 청중 평가단에게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만큼 다른 게임보다 훨씬 볼륨이 크고 질이 좋아보였다. 아직 미완성의 작품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느껴지는 게임이었다. 내가 비행시뮬레이션을 거의 해본바는 없지만 느끼기로는 공중 TPS라는 느낌이 들었다. 콘솔이기 때문에 조준이 상당히 어렵다는 게 단점으로 느껴졌고,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점을 이동하는 게 없어서 현재 위치와 상황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미완의 보석처럼 느껴진 이유는 꽤나 만족스러운 비쥬얼 때문일 것이다. 비행기 모델이나 이펙트가 꽤 퀄리티가 높았고 계속 플레이하고 싶은 몰입감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엑스박스 패드의 손맛도 괜찮았다. 응원하는 작품이었음. 다음은 현장에서 노트한 글이다.


    다른 게임이랑 차원이 다르다는 느낌. 서구 타겟이다. 해양게임처럼 뭔가 비주얼이 좋은데 질릴듯한 비주얼이 단점. 땅에서 돌아다니는 뷰와 공중에서의 뷰는 특징이 많이 다르다. 비행 게임이 비주얼을 안정적으로 꾀하려면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직접 플레이할 때 재미는 있었지만 시점이나 조작에 있어서 쉽지 않았다. 긴장감은 충분했으나 짧은 시간안에 조작에 능숙해지지 못했다. 기존 비행시뮬레이션의 한계를 넘지는 못한 것 같다.


    내년 초에는 플레이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때 어떻게 기존 단점을 극복하고 나올지 기대된다. 그 때까지 플스를 중고로 팔지 않고 갖고 있어야겠다. ㅋ


3. 헥소니아 (내가 준 점수 : 82 점)


    누가봐도 문명과 흡사한 게임. 헥사타일에 비쥬얼을 좀 더 캐쥬얼하게 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없애고 빠른 시간 내에 4X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게임. 첫눈에는 그 깔끔한 그래픽에 놀라웠다. 오히려 문명보다 더 예쁘게 뽑히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만들어놔서 그 점이 가장 좋았다. 플레이는 직접하지는 못했고 모니터에 플레이 영상이 나오는 것을 계속 지켜봤다. 보아하니 정말 힘들게 개발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회장에서의 코멘트는 다음과 같다.


    헥소니아는 마치 문명같은 게임. 4X정략시뮬레이션 게임. 그래픽은 딱봐도 만족스러움. 카툰렌더링이 정말 잘 적용되었다. 4X게임의 개념을 설명해주는데, 나도 처음듣는 말이다. explore, expand, exploit, exterminate를 하는 문명류의 게임을 지칭한다고 한다.

    2~30대의 서구권 유저를 타겟으로 한다고 한다. 이 게임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단순화(Simplification)였다. 문화, 과학, 외교를 없앴다. 중요한 부분이지만 단순화를 위해서임. 유닛은 11개의 기본 유닛이 있고 하나의 종족별 특별유닛이 있다. 일일히 유닛컨트롤을 해야되는 턴제 게임이다. 유료앱 출시예정이다. 광고보다는 그 모델이 낫다고 생각했음. 대신 종족추가를 인앱결제를 통해서 해야 한다.

    과연 이 게임이 문명의 굴레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까? 한계가 너무 크다.. 모바일에다가 PVP도 제한적(블루투스)이다. 또한 너무 긴 게임에 아쉬움이 크다. 


    이런 게임을 정말 오랫동안 즐겨온 나지만 그리 하고 싶지 않다. 이런 게임은 모바일 기기로 즐기기보다 끈적하게 PC앞에 앉아서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됐으면 좋겠지만 걱정되는 게임이다.


4. 몬스터파크 (내가 준 점수 : 60 점)


    몬스터파크는 MMORPG로서 단순한 그래픽에 커뮤니티적인 성격을 많이 갖춘 모바일 게임이다. 전투시스템은 양산형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그 흔한 방식이다. 다만 개발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게 MMORPG적 감성인데 시장에서 이 감성이 더이상 통용되고 있지 않고 사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접근이 너무 아쉬웠다. 열정도 가득하시고 이 대회를 굉장히 꿈꿔오셨다고 했는데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일단 그 때 쓴 내 코멘트는 다음과 같다.


    몬스터의 테마파크. 했던 것 중에 가장 '뭐지?' 싶었음. 옛날 감성. 울티마온라인이나 와우를 엄청오래하셨다고 한다. 잘되면 재밌을 수도 있지만 망하면 다른 게임보다 더 타격을 클 것 같다. 협동, 팀플, 이런 것들을 추구하기에 너무 어려울 것 같은데 안 좋은 느낌이 든다. 열심히 만든 것 같긴한데 노력과 투자에 비해서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치 못함.


    엄청 비관적으로 쓴 것 같다. 사실 플레이 직접 해보는데 피가 없어서 뭐 하지도 못하고 죽고 그랬음. 그리고 UI도 아쉽고.... 좀 더 심플하게 접근하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원하시던 부분에 만족하는 게임들도 잘 만들고 몇백억 투자해서 망하고 그러는 판국이라 정말 특색있고 잘만들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 


5. 마이 컬러링 (내가 준 점수 : 50 점)


    3D 컬러링에 풍경 꾸미기를 합친 게임. 컬러링이 작년엔가? 대박을 터뜨리고 유사게임이 정말 많이 나왔는데 수집과 풍경 요소를 조금 덧댄 게임이다. 내가 준 점수가 상당히 낮은다. 플레이를 3분 이상했으며 개발사도 굉장히 친절하게 잘 해주셨지만 해당 개발사가 전에 만든 게임을 생각하면 실망감이 커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3D컬러링보다 2D컬러링이 더 재밌다. 심사위원분들이 이 게임에 상당히 점수를 많이 주셨던데 어떤 지점에서 그랬는지는 알 것 같다. 일단 프레젠테이션에서 전작 소개를 오래 하시더라. 그 점이 주효하지 않았나 싶은데 자신감있게 발표도 잘하시고. 사진모드에 대해서는 뭐 별로 잘될 것 같지 않다. 시점변화를 위한 조작도 힘들다. 그치만 이 게임이 시장에서 실패할지 성공할지는 모르겠다. 마케팅적으로 경험과 실력이 있기도 하고 전작 게임들 때문에 기대하는 유저도 많을 테니... 개인적으로는 더 재밌게 다음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


6. 프로젝트 W (내가 준 점수 : 77 점)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다. 괜찮은 그래픽에 타격감. 태그 시스템도 괜찮은 시도다. 물론 해당 장르를 내가 선호하지 않는다. 근데 무엇보다 안 좋았던 점은 발표가 상당히 지루했다. 내가 노트에 발표가 지루하다고 써놨다.... 퀄리티에 비해 성공을 못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청중평가단 점수를 보신 대표님이 상당히 아쉬워하시던데 내가 다 마음이 아픔. 실력이 상당한 개발사처럼 느껴졌는데 일단 제목 바꾸고 좀 더 재밌게 리뉴얼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7. 그린 스킨 (내가 준 점수 : 66 점)


    로그라이크 게임. 내가 좋아하는 장르에 좋아하는 분위기다. 근데 짧게 플레이한 걸로 이 게임을 평가하기는 상당히 힘들다. 운 요소가 강하고 내가 해야하는 부분은 캐릭터 구성정도인데 자동 사냥도 아닌데 할 거 없이 느껴졌다. 잘 생각해보니 개발사 대표님을 전에 만난 기억이 난다. 굉장히 젠틀하고 좋은 분이었음. 게임은 아쉽지만 내가 만약 출품된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게임에 들어가서 훨씬 재밌게 만들고 싶다. 그러고 싶기도하고 그럴 자신도 생김. 아직은 많이 부족함. 나한테 게임 설명해주시던 분께 아쉬운 점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귀 기울여 들으시던데 앞으로 더 재밌는 게임이 될거라 믿는다.


8. 제페토 (내가 준 점수 : 비채점)


    슈팅게임과 대전을 합친 게임. 수상도 했고 나름 괜찮은 시도인 것 같은데 디테일만 조금 아쉬웠다. 특히 조금 플레이가 길었다. 스피디하게 진행되면 좋을 것 같다. 개발사에서 내 글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드는 게임. 제발 라운드 나눠서 빠르게 플레이할 수 있게.... 좋은 소재와 퀄리티를 망치고 있는 느낌. 점수는 유일하게 못 눌렀다. 화장실이 너무 가고싶어서 발표 중간에 잠시 시간을 비우느라 온전히 프레젠테이션을 보지 못했기 때문. 더 타이트하게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어떻게 보면 가장 대박 확률은 높은 게임. 하지만 지금 이대로면 안될 것 같아.


9. 식혼도2 (내가 준 점수 : 93점)


    지금보니 가장 고득점을 이 게임에 준 것 같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가장 안타깝다. 수상을 하나도 못한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 왜 수상을 못했는지는.... 사실 너무 잘 알겠다...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가장 재밌었기 때문이다. 완성된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매력을 꽤 살렸다. 특히 메트로베니아스타일을 동양적 그림으로 비쥬얼라이즈한 게 너무 좋았다. 다만 아직 조작감이나 맵적으로 잘 구성되었다는 생각이 안든다. 로그라이크를 강조했던데 일단은 맵이 엉성한 느낌이 많이 난다. 유사장르에서 최근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데드셀을 기반으로 생각하면, 그 게임은 로그라이크임에도 맵 구성이 굉장히 깔끔하다. 이 부분이 보다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컨셉도 신과 함께가 생각나는 동양지옥이라 좋았다. 개발사에서 발표 때 말한데로 서양에서 오히려 반향이 올 것 같은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데드셀보다 훨신 앞설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은 보스전에서의 그 비쥬얼의 압도감이다. 동인 게임 출신이 할 수 있는 그 시도가 너무 좋았다. 캐릭터도 상당히 매력있어 보였다. 

    하지만 쓸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써보면!!! 이 게임은 사소한 단점이 있다. 그치만 그 단점이 게임을 비호감으로 만든다. 일단 넘버링... 식혼도1이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2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같은 곳에서 냈다는 것말고는 별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그래픽 리소스가 비슷한 건 재탕의 느낌이 날 수도!) 탄막 슈팅 게임과 메트로 베니아 게임이 같은 넘버링을 공유한다고? 이건 장점이 아니라 단점이다. 오히려 새로운 진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또한 로그라이크라고는 하지만 맵 구성이 너무 개발자 편의적이다. 이럴거면 차라리 스테이지 개념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게임의 장점인 그래픽을 좀 더 살릴 수도 있고!

    아무쪼록 아쉽지만 기대가 된다. 데드셀의 80%의 재미만 줄 수 있어도 꽤 시장에서 괜찮게 느낄 것 같다. 좀 더 퀄리티 있게! 좀 늦게 나와도 되니까 그랬으면 좋겠다!


10. 케이크타운 (내가 준 점수 : 72점)


    괜찮은 게임이다. 내 취향은 절대 아니지만 참신하다. 대표님이 시연하면서 게임을 설명해주셨는데 그 열정이 느껴졌다. 상당히 재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탑텐의 게임 중에서는 감성과 스토리성으로는 가장 좋았다. 아직 개발이 많이 안된 것 같은데 그래서 다행이다. 더 재밌게, 더 잘되게 나올 수 있다. 쓴소리가 많이 필요한 게임이지만 몇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투표시스템을 너무 강화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케이크를 꾸며서 어떤 케이크가 더 예쁜지 투표하는 시스템을 중요하게 말씀하시던데, 별로 재밌지도 않고 몇 번 하고 관둘 컨텐츠다. 의무감 때문에 게임에서 오히려 질릴 수도 있다. 그것보다는 클랜 개념으로 동료들의 케이크가 발전하는 모습을 주기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지 않을까싶다. 

    그리고 가장 개발사에 드리고 싶은 말은 풍경이 생크림인지 눈내린 풍경인지 구분이 안된다는 것이다. 좀 더 달콤하게하고 생크림의 분위기를 좀 더 살리는 게 게임의 강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까지 살펴보았는데, 꽤 단점도 많이 얘기했지만 다들 훌륭한 게임이었고 나는 아직도 해보지 못한 많은 것을 한 훌륭한 개발사들이다. 나로서는 부러울 따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라는 개발자가 이번에 많이 느꼈다는 점. 훌륭한 게임을 만들고싶다는 의욕이 좀 더 생겼다는 점. 응. 그렇다는 점.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대부분의 게임을 만나볼 것 같은데 그 게임들이 오늘보다 훨씬 재밌게 나왔으면 한다. 내 생각대로 됐는지 아니면 다르게 됐는지 꼭 다들 잘되어서 나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결제를 하게끔 만들었으면 좋겠다. 우리존재화이팅.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Total
Today
Yesterday
TAG
more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